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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향수추천

비 오는 날, 장마철에 떠오르는 남녀공용 장미향수, 딥티크-롬브르단로(diptyque-L’Ombre Dans L’Eau) (EDT vs. EDP)

향수는 패션의 완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향수를 뿌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경험을 다들 한 번쯤은 해보셨을 거예요.

오늘의 추천 향수는 딥 티크의 <롬브르 단 로>입니다.

 

 

딥 티크 <롬브르 단 로>

 

 

블랙 커런트 밭에
뜨문뜨문 피어오른
야생 장미

 

 

<롬브르 단 로> 총평
  • 내 점수 : 4.7 / 5.0
  • 가격 : (EDT) [50ml] 143,000원, [75ml] 199,000원 / (EDP) [75ml] 235,000원 (백화점 정가 기준)
  • 사람들 반응 : 좋음(★)
  • 지속력 : 좋음(★)
  • 확산력 : 좋음(★)
  • 어울리는 계절 : 사계절 (아주 더운 한여름은 지양)
  • 연령대 : 20대~30대
  • 분위기 : 어둡고 중성적인 느낌

 

 

1960년대에 태동한 프랑스 니치향수 브랜드, '딥티크(diptyque)'에서 1983년 출시한 향수입니다.

EDT가 1983년에 출시되었고, EDP는 2012년에 출시되었습니다.

 

<롬브르 단 로>는 프랑스어로 '물 위의 어두운 그림자' 라는 뜻입니다.

아래 사진은 향수 바틀 뒷면의 그림인데, 딥 티크 향수는 삽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한 것 같습니다.

 

<롬브르 단 로> 바틀 뒷면

 

 

<롬 브르 단로> (이하 롬단)는 딥티크를 대표하는 향수 중 하나입니다.

2018년에 전세계를 강타했던 플레르 드 뽀, 2021년에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던 오르페옹이

요즘 '딥티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향수들이 되어버렸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롬브르단로, 탐다오, 도손 등이 딥티크 대표의 지분을 나란히 하곤 했었죠.

 

여담이지만, 롬단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향수 중 하나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향수이자 아직까지도 꾸준하게 사용하는 향수거든요.

 

프래그런티카 평점은 5점 만점에 EDT는 4.01점, EDP는 4.17점으로써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확실히 요샌 EDP 버전이 더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것도 EDP 이구요.

 

 

향료와 향기

<롬브르 단 로> 향료 (출처 : www.fragrantica.com)

 

 

프래그런티카 사이트 기준으로 봤을 때는 탑 노트~베이스 노트의 향 트레일이 구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만,

롬단이 그렇게 직선적인 향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탑 노트의 쌉쌀함부터 베이스 노트의 달달함까지 시간에 따라 향의 변화가 어느 정도 구분되거든요.

 

장미향수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롬단의 주를 이루는 향은 '블랙 커런트'입니다.

(카시스(Cassis)는 블랙 커런트와 동의어입니다. 위 향료가 왜 구분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블랙 커런트 열매

 

 

탑 노트는 카시스의 쌉쌀함이 돋보입니다.  잎의 쌉쌀함이 풀 향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베이스 노트로 갈수록 블랙 커런트 열매의 달달함이 잔향으로 남습니다.

이때의 달달함은, 가볍고 밝은 느낌이 아니라 다소 어둡고 무게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어두운 톤의 달달함이 참 기분 좋고 맘에 드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향의 전반부터 후반까지 블랙 커런트로 점철되어 있는 롬단에 장미는 그 풍미를 더해줍니다.

딱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정도의 한 스푼이 추가됨으로써 향은 훨씬 조화롭고 깊이가 생깁니다.

뜨문뜨문 느껴지는 장미향은 우리에게 익숙한 인공적이고 케미컬한 장미향이 아닙니다.

예쁨만을 강조한 그런 장미향이 아닌, 어두운 톤의 블랙 커런트와 결합되면서 야생의 붉은 장미가 연상됩니다.

 

 

지속력과 확산력

<롬브르 단 로> 지속력과 확산력 (출처 : www.fragrantica.com)

 

제가 생각하는 <롬브르 단 로>의 지속력과 확산력은 모두 '좋음' 입니다.

제 피부 기준으로 지속력은 4~5시간 정도, 확산력은 제 주변 공간에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도였습니다.

 

위 사진은 프래그런티카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투표한 결과인데, 지속력과 확산력 모두 '보통'과 '좋음'이 비슷하게 많네요.

다른 사람들도 저와 생각이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용후기(주변 반응)

<롬브르 단 로> EDP

 

 

롬단은 지속력과 확산력이 모두 우수한 편이기 때문에 주변에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고,

그만큼 좋은 반응도 많이 들었던 향수입니다.

 

지속/확산이 좋은 게 무조건 장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게 또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피스에서 뿌리기에는 종종 부담스럽기도 하더라구요.

따라서 저는 데일리로 뿌리기보다는 외출할 때 많이 뿌리는 편입니다.

(지속/확산이 괴물급인 향수는 절대 아닙니다..ㅎ)

 

그동안 향수를 써오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달달함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던 향수는 대체로 달달한 향수가 많았던 것 같네요.

롬단은 어둡고 약간의 무게감을 주면서도 달달하기 때문에 참 매력 있고, 사람들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플레르 드 뽀, 오르페옹이 출시되기 전에는 길가에서 롬단의 향을 종종 맡곤 했었는데,

최근에는 롬단 뿌리는 분들을 많이 못 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히려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 오는 날, 장마철에 뿌리기 좋은 향수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롬단의 별명이 '비뿌르단로'일 정도니깐요.

사실 저는 비 오는 날 뿌리는 향수의 대명사가 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탑 노트의 풀향이 비가 오는 날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롬브르 단 로>는 완벽히 중성적이며 불호가 거의 없는 향수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